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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야리트 여행 (사율리타, 리비에라 나야리트, 누에보 나야리트)

by nimo_nga 2026. 5. 6.

멕시코 해변 여행이라고 하면 칸쿤이나 로스카보스만 떠올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친구가 교환학생으로 나야리트에 머물던 시절, 짧은 일정으로 그 지역을 처음 밟아본 순간부터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잘 알려진 휴양지들이 오히려 이 지역의 진짜 매력을 가리고 있었던 셈입니다.

사율리타: "서핑 마을"이라는 말이 과장인 줄 알았습니다

사율리타(Sayulita)를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서핑 마을"이라는 수식어가 여행 업계에서 너무 남발되는 표현이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직접 가보니 이건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마을 어귀에서부터 서프보드(surfboard)를 옆구리에 낀 사람들이 거리를 가득 채우고 있었고, 대여 샵과 서핑 스쿨이 해변을 따라 줄지어 있었습니다. 서프보드란 파도 위에 서서 타는 긴 판형 도구로, 서핑의 핵심 장비를 말합니다.

형형색색 건물들이 해변을 따라 이어지는 풍경은 사진으로 봤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 생동감이 있었습니다. 길거리 타코 가판대에서 사 먹으며 걷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금방 흘렀습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마을은 관광지화되면서 현지 분위기를 잃는 경우가 많다고들 하는데, 제 경험상 사율리타는 그 균형을 꽤 잘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여행자와 현지인이 같은 해변에서 자연스럽게 뒤섞이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쉬운 점은 시간이었습니다. 서핑은 물론이고 팡가 보트(panga boat) 투어도 해보고 싶었습니다. 팡가 보트란 멕시코 연안에서 흔히 쓰이는 소형 목선으로, 해안 투어나 낚시에 주로 이용됩니다. 그런데 일정이 워낙 촉박해서 해변을 거닐고, 타코 몇 개 먹고, 서핑하는 사람들 구경하다가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그게 제일 아쉽습니다. 수상 스포츠(water sports), 즉 물 위에서 즐기는 레저 스포츠 전반을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한 채 떠난 셈이니까요.

리비에라 나야리트: 300km 해안선이 실제로 어떤 의미인지

리비에라 나야리트(Riviera Nayarit)는 흔히 "숨은 보석"이라고 불립니다. 이런 표현도 사실 처음엔 마케팅 문구처럼 들렸습니다. 그런데 이 지역이 푸에르토 바야르타(Puerto Vallarta) 바로 북쪽에서 시작해 산 블라스(San Blas)까지 300km에 걸쳐 이어지는 해안선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단순히 해변 하나를 말하는 게 아니라, 크고 작은 해안 마을들이 청록빛 바다를 따라 연속으로 펼쳐지는 구조입니다.

이 지역의 기후 특성도 눈에 띕니다. 연중 평균 기온이 25도 안팎으로 유지된다는 것은 단순한 홍보 문구가 아닙니다. 열대 몬순 기후(tropical monsoon climate)라는 기후 유형 덕분인데, 이는 우기와 건기가 뚜렷하게 나뉘면서도 연평균 기온이 크게 변하지 않는 기후 패턴을 말합니다. 실제로 제가 방문했을 때도 해변에서 체감하는 더위가 불쾌한 수준이 아니라 딱 "바다를 즐기기 좋은" 온도였습니다.

이 지역이 단순한 해변 이상인 이유 중 하나는 생태계입니다. 백로와 펠리컨, 이구아나 같은 동물들이 해안을 따라 자연스럽게 서식하고 있는데, 이걸 따로 투어를 신청해서 보는 게 아니라 해변을 걷다가 그냥 마주칩니다. 바이오다이버시티(biodiversity), 즉 생물다양성이 높은 지역이라는 표현이 괜히 붙은 게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생물다양성이란 특정 지역에 얼마나 다양한 생물 종이 분포하는지를 나타내는 개념입니다. 유네스코(UNESCO)가 인근 마리에타 섬을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 비롯된 일입니다.

리비에라 나야리트를 제대로 즐기려면 어떤 계획이 필요할지 정리해봤습니다.

  1. 최소 3박 이상 확보하기: 300km 해안선을 따라 마을마다 분위기가 달라서, 하루 이틀로는 어느 한 곳도 제대로 못 보고 떠나게 됩니다.
  2. 누에보 바야르타(Nuevo Vallarta)를 베이스캠프로 활용하기: 리조트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이동 거점으로 삼기에 좋습니다.
  3. 산 블라스(San Blas) 서핑 스팟 사전 조사: 파도 조건이 계절마다 달라지므로 방문 시기에 맞는 서핑 포인트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4. 조류 관찰(birdwatching) 일정 포함: 펠리컨, 백로 외에도 다양한 철새가 이 지역을 거쳐 가므로, 생태 투어를 하루 정도 넣으면 완전히 다른 경험이 됩니다.

누에보 나야리트: 마리에타 섬이 진짜 이유였습니다

누에보 나야리트(Nuevo Nayarit)는 앞의 두 지역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리조트 밀집 지역은 자연보다 편의시설이 우선이라는 인상이 강한데, 이 지역도 표면만 보면 그렇습니다. 고급 리조트들이 해안을 따라 들어서 있고, 관광 인프라가 체계적으로 정비되어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냥 개발된 관광지겠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누에보 나야리트를 특별하게 만드는 건 결국 마리에타 섬(Islas Marietas)이었습니다. 마리에타 섬은 보트로만 접근 가능한 무인도로,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UNESCO Biosphere Reserve)으로 지정된 곳입니다. 생물권 보전지역이란 생태적 가치가 높아 유네스코가 보호 대상으로 공식 지정한 지역을 뜻합니다. 스쿠버 다이빙(scuba diving)과 스노클링(snorkeling) 명소로 이름이 높은데, 스쿠버 다이빙이란 산소통을 착용하고 수중을 자유롭게 탐험하는 잠수 스포츠이고, 스노클링은 간단한 마스크와 숨대롱으로 수면 가까이에서 해저를 관찰하는 활동입니다.

12월에서 3월 사이에 이 지역을 방문하면 혹등고래(humpback whale) 왓칭 투어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혹등고래는 번식과 출산을 위해 매년 이 시기에 멕시코 태평양 연안으로 이동하는데, 나야리트 앞바다가 주요 서식지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제가 방문한 시기에는 이 투어를 즐기기엔 계절이 맞지 않았습니다만, 언젠가 이 시기에 맞춰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기엔 충분했습니다. 멕시코 관광청(Visit Mexico)에 따르면 나야리트 지역은 고래 관찰 최적 시기인 1~2월에 방문객이 집중된다고 합니다.

제 경험상 누에보 나야리트는 자연과 편의시설 두 가지를 동시에 원하는 여행자에게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입니다. 숙박 옵션이 다양하고, 마리에타 섬 투어 같은 당일 액티비티를 연계하기도 쉬운 구조입니다.

 

나야리트를 짧은 일정으로 스쳐 지나간 것이 지금도 아쉽습니다. 사율리타의 서핑과 팡가 보트, 리비에라 나야리트의 긴 해안선, 그리고 마리에타 섬의 수중 세계까지, 각각 며칠씩 잡아도 모자랄 곳들입니다. 다음에 멕시코를 다시 간다면 나야리트에만 일주일 이상을 쓸 계획입니다. 처음 방문을 고려하고 있다면, 일정은 최소 5박 이상으로 잡고 지역별로 하루 이틀씩 나눠 돌아보는 방식을 권합니다. 한 번에 다 보려다 결국 어느 곳도 제대로 못 본 저처럼 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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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https://www.expedia.co.kr/Nuevo-Nayarit.dx500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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